오늘 코스는 화엄사-반야봉-달궁계곡으로 내려간다
아침 알람을 5시에 맞춰놨지만 알람 무시하고 6시반에 일어난다 오늘은 코스가 짧기 때문에 여유롭게 자도 된다고 다들 생각이 들었나보다 다들 씻고 7시에 문을 나선다 내생각에는 오늘 아침도 식당에서 먹고 올라갈걸로 생각했는데 그냥 지나친다 화엄사 오르는길은 어제도 안개가 가득하더니 오늘까지도 안개속이다
화엄사에서 개울건너 오르는 길에는 길 양편에는 대밭으로 이뤄졌다 대밭을 지나면 초록의 색깔하며 쭉쭉뻗은 모양새며 가득찬 그들끼리 바람에 대나무잎 부딪치는 소리는 차분하게 한다
이곳에서 코재를 거쳐 노고단까지 7km 코재까지 빡세게 올라야 한다 아침은 먹다남은 가벼운 행동식으로 해치우고 코재를 향하여 출발한다 왜 코재냐고 물었더니 코가 바닥에 닿을 정도로 경사가 심해 코재란다..어제의 피로에다 시작이라 몸도 풀리지 않은상태에서 경사진 길을 오르니 숨을 헐떡이게 한다 힘들때는 대화가 약이다 대나무 숲을 지나면서는 6부 능선쯤이면 길가에 자리를 찾이하고 있는 산죽이야기와 대나무위에서 무협을 펼치는 주윤발의 와호장룡 이야기도 나오고 그리고 언제나 스타트는 정치와 명바기 이야기로 하지만 금방 짜증나서 주제를 바꾸면 요즘 읽는 우리나라 삼국지 이야기와 선덕여왕의 연결시키는 이야기 그리고 동서양의 고대사 이야기 주절주절 풀어놓는다 그러다보면 2시간은 넘어간다 그다음은 아무생각없이 말하는것도 둘러보는것도 귀찮을뿐이다 한실장님은 몸이 가볍다 스틱도 없이 맨앞장서서 나가신다 그렇게 코재에 오르다보니 어느덧 눈에익숙한 도로가 다가온다 코재에 도착해보니 9시 47분이다 힘든코스는 올라챘으니 벌써 마음은 가벼워지며 여유로워진다
흐르는 땀을 식히고 노고단 산장으로간다 그곳에 가면 라면을 먹을 수 있다 신난다 노고단 산장에 도착하여 라면을 준비하는 사이에 햇반과 오늘 먹을 행동식을 사가지고 오니 물이 거의 끓었다 라면을 넣고 끓인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한마디씩 한다 맛있겠다 라면을 먹기시작하니 들어오는 등산객은 맛있겠네요 한마디와 국물 좀 떠가겠다며 그릇부터 들이민다 조금 당황스럽지만 산에서만 가능한 일이리라 곧이어 그쪽에서 막걸리 한잔하라며 한잔씩 따라준다 산악의 인심이 막걸리의 취기와 함께 우리들 가슴을 더욱 훈훈하게 한다 라면을 다먹고 국물에 햇반을 넣어 또먹고 배가 든든하게 채우고 산장앞의 따사로운 햇볕에 몸을 내밀고 산장앞에서 사진도 찍는다 무척 여유로운 산행을 예상하기에 급하지 않다..
코펠을 대충씻고 노고단에 오른다 멀지 않는길이라 금방 오른다 그곳에는 시위를 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그냥 지나칠리가 없겠지 뉴스에선가 언뜻 들었던 지리산 케이블카 설치 반대시위를 하는 중이란다..어느구간에 설치하냐고 물었더니 환경부에서 모든 구간을 풀었기에 각지자체는 경쟁적으로 할려고 한단다 환경부가 아니라 환경개발부란다 쥑일놈들 4대강도 부족해 산위에까지 까부수지 않으면 직성이 안풀리나부다 시위를 하는이들은 젊은 여자두분이서 하고 있었다 이들은 우리와 얼마나 다르사람들이기에 이렇게 우리가 우선으로 생각하는것들을 재끼고 선뜻 이익이 직접 자기에게 돌아오지 않을 것 같으며 꼭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는 일이 만사 재쳐놓고 할 수 있는것일까 어찌보면 이런사람들 때문에 역사는 앞으로 나가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민중은 참 어리석은 존재이고 눈앞의 이익에 억매여있는 우매한 존재들의 속에서 위정자들의 사탕발림에 쉽게 넘어가며 지역감정에 좀더 미래의 모습을 버리는 그런 대부분의 존재속에서 이러한 사람들은 분명 흑속에 진주 같은 존재들이다 나는 뭔가…생각과 실천은 동떨어진지 오래고 생각과 실천사이를 오락가락하며 진보적으로 생각하는 것 같지만 행동은 보수적 무사안일주의에 빠진 모습 그렇게 그렇게 살다 가는건 아닌지 아!…언뜻 드는 이런생각과 그녀들을 책장을 넘기듯 뒤에 남기고 또 그렇게 나의 길을 간다
코재를 올라채고 나서는 반야봉까지 평길인데다가 산행예산시간이 8시간이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나아간다 신실장님과 함께 가다보면 그동안 모르고 지나친길이 새롭게 다가온다 피아골삼거리에 이곳에 있구나 그리고 임걸령 거쳐 반야봉갈림길이 노루목이구나 아하..
13시에 노루목에 도착한다 여유있게 경치를 구경하고 반야봉으로 향한다 반야봉 도착시간은 13시 35분 두번째 올라본다 전에도 느낀거지만 은은한 기운이 감싸여있는곳이다 천왕봉의 뻗어 몰려내려오는 줄기를 살짝 뒤로 밀리면 받아내어 쌓인곳인양 지리산 주능선에 약간 뒤로 밀려나서 제2봉을 이루고 주능선의 바쁜길손들과는 무관한듯 한적하게 뒤를 받쳐준다
이곳에도 케이블카와 지리산댐 반대 시위가 진행중이다 이곳은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반야봉과 분위기가 어울리게 스님 한분이 시위하는듯 수양을 하는듯 걸린 프랭카드는 따로 세워두고 비껴앉아서 책을 펴보고 계신다 성태형님의 호기심은 그냥지나치지 않는다 스님은 무슨책을 읽으세요 로 시작된 대화는 이정부의 환경개발문제점과 스님의 개인 사생활이야기도 스스럼없이 답해주신다 심심하면 야한비디오로 피를 돌리신다며 시원스런 답변을 주시지만 되려 우리가 당황스러워하여 더 이상 진도를 나가지 못한다 날씨가 끝내준다 오늘 비온다는데 ..햇볕은 봄햇살처럼 따사롭고 바람은 살을 살포시 스치듯 지나가며 파란 하늘엔 구름이 옅게 깔려있다
13시 50분 이제 오를만큼 올랐으니 내려가기만 하면된다 이정도면 오늘 코스의 7부는 넘는거 아닌가 ..하지만 그땐 몰랐지..길없는 등산을 한다는게 그렇게 호락호락 하지 않다는걸..중봉을 거쳐 쟁기소에서 달궁계곡을 만나면 타고 내려가면 버스정류장이 나오는걸로 되어있다 이곳도 통제구역이다 흐흠.. 이제보니 이번산행은 신실장님이 단단히 맘먹고 하신듯하다
반야봉 울타리를 넘어가니 스님이 그곳은 안됩니다 벌금 50만원입니다라며 한마디 하시지만 비싼 돈과 시간을 내서 준비한 이들의 귀에 들어올리 없다
반야봉을 내려서니 이곳에는 헬기장이 두개가 있었고 그곳을 지나 약간의 고개를 넘어 내려서니 반대쪽과는 사뭇 다른 산의 모습이다 햇볕을 받지 않은 지역이라는 느낌이 와닫는다 바위나 쓰러진 나무에는 푸른이끼를 덮어쓰고 있고 풀이 우거진 모습과 달리 고사리류의 풀이 많았으며 오래된 주목의 모습과 어우러진 모습은 카메라 본능 손가락을 자극한다
반야봉 바로 아래쪽의 응달진곳을 지나 1시간정도 가니 이번에는 참나무군락과 산죽사이 길을 이어지고
저번 남부능선에서 우리들의 눈을 사로잡았던 금강송들이 한두그루 보이기 시작한다 남부능선에서는 멀리서 붉은색에 반했었는데 이렇게 가까이에서 보게 되다니 반갑고 좋은 기회라 생각된다
(금강송 : 태백산 둘기를 타고 금강산에서 울진,봉화 영덕 청송 일부에걸쳐 자라는 소나무로 우리주위의 꼬불꼬불한 일반 소나무와는 달리 줄기가 곧바르고 마디가 길고 껍질이 유별나게 붉다.결이 곱고 단단하며 켠 뒤에도 크게 굽거나 뜨지 않고 잘 썩지도 않아 예로부터 소나무 중에서 최고의 나무로 쳤다) 이런 금강송 좀더 지날수록 개체수가 많아지며 나중에는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길에는 산죽이 길을 가리고 있었지만 아랑곳않고 금강송의 붉은 빛깔에 취해서 열심히 둘러보며 사진에 담는다
금강송 군락이 반가운 내기분과 달리 앞서던 형님들은 다된지점에서 멈춰서서 또 지도를 쳐다보기 시작한다..
15시 10분이다 난 멋모르고 금강송에 취해서 따라갔건만 신실장님은 이게 아닌가 하며 돌아가기도 뭐하고 계속 고민하신듯하다 ㅋㅋ 그렇구나 하지만 지금와서 돌아가기도 뭐하다 갈때까지 가다가 빠지는 수밖에..
그렇게 밀고 가다보니 16시 40분…더구나 길이 끊겼다 제대로 갔다면 벌써 하산후에 이조식당으로 들어가서 3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하며 희희낙낙해야하건만 현실은 주위는 보이지 않고 길은 끊겼다 그리고 막차가 16시30분인데 오리무중 상태인것이다 어제는 길을 놓치면 다시 되돌아서 찾아서 제길을 찾아갔지만 오늘은 아예 다른 능선을 타버려 되돌아가기엔 너무 멀고 시간도 지나버린것이다..
아무길이나 보이는데로 갈수 밖에 ..끊긴지점에서 훑었지만 못찾고 결국은 신실장님이 조금 뒤쪽에서 좌측으로 가는길을 찾았다 18시 30분차는 탈수 없을지 모르지만 그래도 하산길은 찾았으니 내려만 가면 된다 16시 40분에 하산을 시작한다 내려가는 가지만 남은 활엽수에 길에는 낙옆이 가득한 경사진 길이라 조금 미끄러운 길이 계속된다 목표지점이나 보이면 남은 시간이나마 가늠해볼 수 있으련만 경치본지가 언제인지 …정신없이 내려가기 바쁘다 버스시간에 도착이 문제가 아니라 산속에서 해가 지기 시작하니 자칫하면 어둠이 내릴때까지 도착 못하는 상황도 발생할수 있다.
반시간여 내려오다 보니 물길과 마을이 언뜻 저멀리 내려다보인다 1시간 이내면 내려갈 수 있을 것 같다 조금 여유를 찾는 모습들이다
40분정도 내려가니 인적이 보이고 차소리도 들린다 마을 뒷산이다 시간은 17시 40분 서둘르면 서울행막차도 가능하다 신실장님이 마을로 내려가는길이 뒤쪽인듯하다며 지금대로 능선타고 가다가는 시간이 많이걸릴 것같다고 하신다 맞는 말씀 그럼 그냥 길무시하고 직선거리로 내려가자면 나는 앞장서 가기로 한다 먼저 내려가 어디인지 인월터미널로 가는 택시가 가능한지를 알아보기로 한다 마을이라기보단 넓은 집한채였다 내려가는 내모습에 호통치듯 이쪽으로 오라며 주인인듯한사람이 부르신다 그래도 반가웠다 반가움과 달리 주인은 그산에 장뇌삼을 심어놓았다며 작물을 밟을까봐 그러신거란다 이곳 어딘지 제일 궁금하다 산내면 반선계속이란다 원래 목표했던 코스는 달궁계곡으로 내려와야 하는데..뱀사골 반선계속으로 하산한것이다
넷 모두 내려서니 17시 50분 사정을 이야기하니 아저씨가 직접 태워주신단다 정말 운이 좋았다 아저씨를 만난건…인월터미널에 도착하니 18시 10분 하산주 마실시간도 있다니 하지만 그게 독 일줄이야 편의점에서 막걸리를 사서 먹었는데 급한마음에 마셨지만 맛이 이상했다.. 유통날짜를 확인해보니 10월 5일이라니…으 이럴 수가 차에 탔는데 속은 매스껍고 구토증세가 난다 산청터미널에 도착하자마자 울렁그리는 속을 참으며 화장실로 달려간다 오버이트를 간심히 참으며 화장실에 앉지만 큰일이다 3시간을 더가야 하는데..일을 보고나니 속은 조금 나은듯하지만 자극적인 냄새에는 속이 매스껍나다 앞의 TV에서는 타이거즈의 코리안시리즈가 시작되고 있지만 눈에 들어올리 없다 내속이 편치않으니 만사제치고 옷을 뒤집어쓰고 부랴부랴 잠을 청해본다 잠이나 잘오면 다행이련만.. 자고 나니 그래도 속이 편해진다 다 똑같이 마셨건만 나만 속이 매쓰거웠던거야..
이렇게 우리는 지리산을 빨치산처럼 헤매다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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