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의 복무담당이 다가와서 금욜 야근을 바꿔준단다 24시간 근무할뻔했는데 고맙다 하고나서 생각해보니 이번산행이 가능하게되어 부랴부랴 형님들에게 기차표 하나 추가해서 번개불에 콩궈먹듯 참여하게된다
코스가 어딘지..마음에 준비도 안됬는데..
퇴근시간이 되자마자 집으로 향하고 밥먹고 기본 등산장비와 행동식을 챙긴다 갑작스런일이라 마음은 부산하다 마지막날은 비까지 온다니 날씨를 장담할 수 없어 복장은 겨울용 등산복과 비옷까지 넣다보니 베낭은 가득차고 만다
이번 만남의 장소는 집에서 거리가 가까운 영등포역. 23시 출발 3시30분도착 구례구발 무궁화호이다 일찌감치 22시 10분쯤에 도착하여 요즘 읽고 있는 책을 펼치고 있으니 한분한분 도착하신다
표를 받고 캔맥주와 안주를 사서 기차에 오른다..
구례구에 3시 30분에 도착해서 화장실을 들르고 주춤주춤한 사이에 구례터미널 가는 버스가 떠나버리고 택시만 호객행위를 한다 다음 버스는 2~3시간 뒤에 온다면서 ..초행길이라 현지 정보에 약해서 생긴 결과이다.. 세형님은 어떡해야하나 이야기하고 기사는 벌써 접근하여 낚시 낚듯 천천히 낚아 올리고..난 동행자체부터 갑작스러웠듯 방관자입장에서 주위를 둘러보며 구례구역사를 카메라에 담으며 결과를 기다린다.. 우린 결국 방법은.. 택시에 오른다
4시에 구례터미널에 도착하여 식당을 찾으니 마침 24시간 해장국집이 불을 환하게 켜고 반긴다 동바리해장국..6월에 이걸몰라서 이른새벽에 김밥으로 때우고 터미널에 들어서니 다른 산행객은 식당에서 따뜻한밥을 먹었었는데 부러웠었지..시간도 넉넉하겠다 따뜻한 식사거리도 앞에 뒀겠다 이틀간의 등산의 시작의 약간의 두려움이나 낯설움은 저리가라다 ..이렇듯 저번산행과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밥을 먹고나서도 시간이 남는단다 왠일이니??
코스개발전문가인 신실장님 왈 이번코스는 초행도 초행이지만 등산로가 정확치 않은구간이라 이른새벽보다는 길이 어느정도 보일때까지 기다려야 한단다 이제 5시인데 첫차가 6시 20분경이 있다니..5시 반까지 식당에 이야기를 나누고 나와서 터미널로 가본다 우리의 등산 출발점행 버스 출발시간은 6시 40분이다
그동안도 지루했는데 더 버띠기 힘들다 역시 시간 상관없는 택시를 잡아타고 토지면으로 향한다 택시는 열심히 달리더니 어느마을로 접어들고 잡깐보이는 왕시루봉산행코스를 언듯 보이는 창밖을 보니 아 오긴 왔구나 생각이 들면서 택시는 산길로 들어간다 길은 시멘트길로 양갈래길에 멈칫후 계속 올라간다..산행시간도 짧게 잡았다던데 오늘 등산시간을 더 줄여주는것 아닌가 생각된다 택시는 멈추란 말이 없음 계속 올라갈 태세로 오른다 안되겠다 싶어 아저씨 적당한곳에 내려주세요 ..하고 말했더니 차돌릴수 있는곳까지 도착하면 내려준단다..그렇기도 하지 1차선 도로인데...
우리가 내린곳은 정면이 계곡이 보이는 곳에 하차한다 이곳이 시작점이다 오르길을 향해나아간다 먼저 눈에 들어오는게 별장이 보인다 좀더 올라가니 조그만한 마을이라 할만큼 고사리등의 텃밭을 갖춘 집들이 작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지리산에 시멘트길은 이동네 분들의 작품인듯하다 끝발이 좋은건지 지리산 국립공원에 집과 텃밭을 갖추고 길까지 뚫었다니 ..집 군락을 지나서 산으로 접어드니 물통이 있다 물통을 지나자 마자 길인듯 아닌듯..시작부터 길이 안보이는것이다..그땐 몰랐지 이틀의 여정이 이런식이였다는걸...
알바1
길은 보이지 않고 이정표는 없고..주위를 둘러봐도등산객도 없고 집은 별장인듯 머무는 이도 없는듯하고 개들만 짓어댄다..등산로에 확신이 없으니 진입할 수가 없어 주위를 두리번 거리며 찾아보지만 역시 등산로라 확신 갖기 어렵다 돌아서 상의를 해본다..신실장님 말로는 원래 의도했던 등산로와 다른 곳으로 진입했단다 가보지 않은길을 산행기에 의지해서 가야하기에 길이 틀어지면 헤맬수 밖에 없다..다시 택시 내렸던 곳으로 하산한다..산행기의 그곳을 찾아가기도 막막하고 이곳에서 어찌 해볼 방법도 없고 지도를 펴봐도 모르겠고 지리산 관리공단에 전화해서 물어볼려했더니 왕시루봉은 입산금지구역이란다 이런! 이제 감이 조금 잡힌다..등산로가 안보인것도 이정표가 없는것도 ...막막하게 서성이는데 다행스럽게 차소리가 들린다 이곳 관리하시는 분들 같다 차를 잡고 물어본다 왕시루봉 가는길이 어디여요 했더니 우리가 가다말았던 물통옆이 맞단다 그리고 덧붙인다 그곳은 벌금 무는 구역이라고..입산금지구역이라는 말보다 등산로를 찾았다는 반가움이 앞선다 물통옆을 자신있게 지나치면 나아간다 벌써 해는 길을 환하게 비추는 7시가 우리들의 출발시간이된다
신실장님 한실장님이 앞장서고 성태형님과 난 뒤쳐져서 따라가고 길은 무리하지 않는 완만하고 소나무와 참나무 숲이 걷기엔 부담없어 나누는 이야기도 여유있는 피톤치드를 흡수하는 기분으로 걷는 느낌이라며 여유를 만끽한다 그러나 왠걸 ..
2차 알바..
1시간정도 가다보니 선두가 멈춰서서 길이 끊겼다며 두리번 거리다 이길이 아닌듯하다며 이야기를 나눈다 무작정 나는 길인지 아닌지 분간도 안되고 이런길은 처음이라 방관자로 남아서 지켜본다..그러더니 신실장님이 지나친곳중에 갈림길이 있었는데 다른길인듯하다며 돌아서신다..그래 생각난다 우리가 선택한길은 붉은 페인트로 방향 표시된 방향으로 왔었지 그럼 붉은색 표시는 뭐지..
나중에 알고보니 일부러 헷갈리게 표시해놓은듯하다 등산로가 아닌곳으로 들어온죄값치르라고...오던길을 되돌아가야한다 되돌아간다는게 짜증날만하지만 오늘코스가 8시간정도라고 하니 이정도는 부담없이 느켜진다...과연 그럴까...
8시 35분에 헷갈리는 갈림길로 돌아와서 길을 잡고 왕시루봉을 향해 나간다 숲은 적당한 갈대와 잡목으로 이뤄지고 날씨도 걷기엔 적당한 날씨이다 30분정도 약간의 경사를 올라서니 쭉쭉 뻗은 잣나무숲이 이어진다 잣나무는 소나무의 3개의 잎에 비해서 5개의 잎으로 이뤄져있어 오엽송이라 한다지.. 소나무는 보기에도 단단해 보이고 경박스럽지 않게 굽은 모양은 운치가 느켜진다면 잣나무는 일자로 쭉뻗은 모양이나 잎의 색이 진한 녹색이 나무마다 다 똑같은 모습이 너무 기계적이랄까 운치가 없어 와닫지 않는다 그러나 이곳의 잣나무숲은 굵기도 굵어 오랜동안의 세월을 느켜지며 길에 오엽송잎들이 노랗게 깔아놓은게 아직 몸이 덜풀리고 이제 막 첫땀을 쏟는 아침의 등산객들을 위하여 땀을 식혀준다 잣나무숲을 지나 갈대숲을 지나니 이번에 잣나무와 비교해보란듯이 길가에 멋드러진 소나무들이 카메라 셔터를 누루라고 손가락을 자극한다
이곳은 서울대 남무수록림이라는 간판이 보이는걸 보니 수목을 관리하고 있는것 같다 이곳에서 약간 진행하다 길이 또 안보여 되돌아 멋진 소나무가 있는 길목에서 우측길로 다시 방향을 튼다 ..이정표도 길도 잘 보이지 않건만 잡아나간다는게 신기할 따름이다 이멋진 나무를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사진에 담고 뒤따라 출발한다 갈대숲으로 난 길을 따라 조금 오르니 운무를 깔고 하늘은 파라며 넓게 구릉이 펼쳐져있다 멋진 광경을 놓칠수 없다 앞서간 두형님을 불러세워 광경을 만끽하며 사진에 담아본다 9시 30분 이곳이 왕시루봉이다 벌써 1차 목적지에 온거야..8시간 코스라더니 이대로가면 오후 2,3시면 하산완료할듯하다며 벌써 여유있게 내려가면 할일없는것 부터 걱정하는 농담까지 해본다
잣나무숲과 군데군데 멋지게 옆으로 벌린 소나무들이 카메라를 자꾸 꺼내들게 한다
앞으로 코스는 문바우등-질등-질매재-돼지능선-임걸령에서 피아골로 내려가는 코스이다 30분정도 지나니 이젠 수목림이 다 지난건지 키를 넘은 잎파리 떠어진 나무숲이 이어지며 길이 이어지며 군데군데 반달곰 활동지역이라는 표시가 보인다
그런곳을 이렇게 지나야 하다니 모르고 오긴 했지만 이건 아니다 싶다 나중에 느낀거지만 지나는 길에는 검정색의 변의 주인공은 반달곰인것 같다 그리고 짐승이 힘으로 구멍이 패인곳 등등이 유난히 눈에 들어왔다 지역이 야생 짐승의 지역에 맞게 길이 언뜻 보이지만 키를 넘는 잡목과 산죽숲속을 헤치며 아무생각없이 앞사람을 뒤따른다 1시간쯤 가더니 또 길이 끊기고 만다...휴~
3차 알바..
지금 위치는 왕시루능선의 계곡 끊긴 길을 연결하고자 주위를 헤매고 있다 길이 될만한곳은 흩어져서 찾아보지만 감쪽같이 사라진 길은 나타나지 않는다 미심쩍었던것은 능선을 타고 봉우리를 넘어가야할것 같았는데 계곡 아래쪽으로 길은 나있었다 .. 그래서 방법은 길은 무시하고 질매재 방향능선으로 올라서기로 마음을 굳힌다
이왕 이렇게 된것 조금 이른시간이지만 식사를 하고 올라채기로 한다 비록 알바는 하지만 식사시간은 반가울뿐이다 각자 준비한 식사거리를 내놓은다 난 순대와 막걸리를 내놓고 빵,소시지 등을 펼치고 배를 채운다 막걸리는 등산하면서 마시기엔 적당하다는 느낌이 든다 아마 자주 애용할듯하다
식사를 마치고 능선을 올려다 보며 뚫고 나갈 방향을 잡고 숲을 헤치면 올라간다
30분을 올라서니 능선 바로 아래쪽에 길인듯한 곳이 눈에 들어온다 잡았다..
반가운 마음도 잠시 길은 험난한데다가 30분정도 올라채서 힘도 빠지고 무박의 후유증이 연결되는 산행이 겹치면서 힘든 시기이지만 처음의 생각과 달리 시간은 지체되고 걸어도 앞은 나무로 가려서 목표지점이 보이지 않지, 앞으로의 등산로도 헤맬것까지 감안한다면 급한 마음에 길을 재촉한다 1시간 반정도 가니 경치가 열린다 앞에 2개의 봉우리가 보이는데 그것이 질등과 질매재인듯하다 .. 먼저의 계획도 수정한지 오래다 질매제-돼지령-임걸령-피아골 코스에서 질매제에서 바로 피아골로 빠지기로 한다 질매제에서 피아골 빠지는 길을 놓치면 해가 지고 말것이다
찾았다 길에서 오른쪽으로 잡목사이에 귀엽게 벌려놓은듯 닫은듯 길을 열어놓고 있었다 여기만 내려가면 되는것이다 이젠 헤맬일 없이 마음껏 가면 되는것인가...
피아골로 접어들자 직하강코스이다 길이 위쪽은 숲이라 보이더니 그것도 잠시 계곡에 내려가자 바위무더기로 이뤄진길이다
길은 보이지 않는다 이젠 길이 무슨 상관이랴 계곡따라 직선으로 내려가면 되는 것을.. 2시간 반정도 내려왔나보다 처음으로 사람을 볼수있다 반가움보다 입산통제구역에 대한 걸릴까봐 소리를 죽여가며 조심스럽게 내려간다 이미 걸릴 것 대비하여 입은 맞췄지만 걸리면 50만원이라니..새가슴이 될수 밖에 …ㅎㅎ 피아골 내려오는 코스는 사진도 못찍고 숨겨왔다 걸리면 증거자료가 될까봐..자세히 보니 등산객이다
여유를 찾아 계곡에 내려서 땀을 씻고 한두나무의 붉은 단풍을 배경으로 사진도 담아본다 계곡을 넘어서니 피아골대피소이다
피아골대피소에서 버스타는곳인 직전마을까지 3km 1시간거리 단풍축제코스인 피아골계곡을 마지막 남은 힘을 짜내서 내려서니 마을에 강아지가 보이는게 다내려왔음을 실감한다
오후6시이다, 8시간 산행이 11시간으로 늘었다 버스가 18시 30분이란다 남은시간 하산주를 한다 알바는 했지만 이렇게 4명이서 무사히 도착하여 앞에 술잔을 놓으니 행복하지 않겠는가 역시 산행에는 막걸리가 최고다..버스를 탈려다가 택시의 편함에 길들여진 우리는 택시를 타기로 하고 여유있게 막걸리를 마시고 택시를 타고 내일 시발점인 화엄사로 향한다 그리고 기다리고 기다리던 소맥에다 맛나는 식사를 한다 매뉴는 삼겹살은 말고 국물을 노래했건만 오늘도 삼겹의 반란은 찻잔의 파도로 끝나고 만다 아줌마 삼겹살 주세요 반란기는 남았다 다슬기 국 추가해주세요…
그렇게 하산후의 시간을 보내고 숙소로 들어간다 먼저 씻은 형님들은 벌써 가벼운 코고는 소리와 함께 잠들어있다 나도 이불속으로 쏙.